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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국에서 살았을때/호주 2005~2007

출국 해야지. 버림 받은 나같은 새끼는.

by 썰푸는남자 2021. 6. 27.

아주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그 지난 시간을 머릿속에서
다시 여행 한다는 것.

얼마나 나의 기억이 왜곡되지 않고 생생히 남아 있느냐도 또 하나의 묘미 일 듯

도대체 나는 왜 Perth 로 갔고. 떠나올 때는 무슨 심정이었던 걸까.

11시간이 넘었던 그 곳.. 퍼스Perth

결론만 말하자면 한국이 너무 싫었다.
나를 안아줄 공간이 어디에도 없다는 느낌과.

공항에서 그 차갑게 느껴졌던 통화 하나.
작은 아버지네 할머니가 살고 계셨는데
나를 유독 예뻐 하셨던 기억이 있다.
출국 전 할머니께 안부 전화 드리려 하니.

작은 아버지 왈.: 너같은 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전화를 거냐고..
그래 그런 새끼 였나 보다 들개같은..

울면서 두번 다시 돌아 오지 않겠다는
마음으로 출국 했던 기억이 있다.

그 당시 필자의 부모님은 거의 별거. 아니 이혼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.
설마 했다. 나에게 왜 이런일이 일어 났던 건가..

살고 있는 월세집이 8월 31일까지 계약 만료라 출국 일이 9월 8일이었던 나는 오갈 곳이 전혀 없었고.
나는 그 이후로 찜질방에서 출국 전날까지 먹고 자면서 지냈던 거 같다.

누가 알아 주겠는가.
아무도 찾지 않고, 찾을 수 없던 상황.

수중에는 단 돈 100만원. 어머니는 본인도 살아야 하니 일을 나가서 도저히 얼굴을 몇달씩 볼 수 없던 상황.
철저하게 혼자 남겨진 나..

집안에 있는 모든 것 가전도구들 다 팔아 보니까 .
세탁기 2만원 티비 1만원. 뭐 그랬던 기억이 있다.

퍼스(Perth)라고 하는 동네는 우연찮게
동창에게 들었던 도시 였다.

거기서 유학을 갔다 왔는데 너무 평화롭게 좋다고.
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드니로 가는것에 비해 .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던 나는

그냥 잘하지도 못하는 영어 하나 믿고 그렇게 퍼스라는 곳을 선택해서 떠나게 되었다.
보험도 없고. 아는 사람 하나도 없고.
낯선 땅에 무슨 자신감으로
입을 옷도 거의 안 챙겨서 그렇게 쫓겨 가듯이 갔는지..

그래 .. 가는 거다.
어차피 나한테 주어진 길은 끝까지 마치기 힘든 정없는 나의 대학과 아무도 봐주지 않는
이 땅에서. 차라리 인생을 새로 시작 해야 겠다.

여기도 낯설고 저기도 낯선데. 어디든 가든 어떨까..
그게 뭐가 문제라고..

그래서 공항에 도착하고. 자아가 붕괴된 채 그렇게 몸을 싣었다..
내 나이 25살 때 였다.